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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 0엔 해외 이적의 진실

차삐라2 2012. 9. 13. 08:07

카가와 신지가 도르트문트에서 맨유로 엄청난 이적료로 이적하면서, 도르트문트는 싱글벙글 웃으며 보내줬다. 하지만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는 클럽이 있었는데 카가와의 원 소속팀인 J리그 세레소 오사카였다. 세레소 오사카가 카가와를 보내면서 받은 이적료는 0원이었다. (4000만엔은 육성 보상금이었다.)

 


 아래 동영상은 일본이 몇년간 해외로 아무런 이적료도 받지 못하고 공짜로 보내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본 축구 프로그램이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자의적이고 억지스럽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0엔 이적이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분명 뭔가 속셈이 있다고 본다.

 

 

0엔 이적, 선수는 살맛나고 클럽은 죽을 맛
 저널리스트 오자와는 2009년을 전후로 일본 축구의 해외이적 시절을 무료 시험기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 대표선수들이 전 소속 클럽 (J리그 클럽)에 아무것도(이적료) 남겨주지 않고 해외로 가버리는 것을 보고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마치 일반 회사에서 경쟁사에 밀려 신제품을 내놓아도 안팔리니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우리거 한번 써봐라는 판매 방식처럼 보인다.

 선수로서는 해외로 나가는데 아무런 손해볼 것도 없다. 이적료가 없으니 대표경력을 잘 이용하면 쉽게 해외의 좋은 클럽으로 나갈 수 있다. 그 선수를 산 클럽에서는 실력이 좀 되는 선수를 "공짜"로 데리고 왔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선수 연봉을 생각하면 공짜가 아니지만 이는 전 소속 클럽과 상관없다.)
 하지만 클럽입장에서는 울며 땅을 칠 일이다. 기껏 잘 키워났더니 아무것도 안남기고 훌쩍 떠나버리니 화가 날 것이다. 만약 이적료가 있었다면 다른데서 그 선수에 준하는 선수를 사올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 떨어진 전력을 끌어올리려면 생돈이 나갈 수밖에 없다. 카시마의 강화부장의 말대로 클럽 입장에서는 좋은 것은 아니다.

 

항상 칼을 품고 있는 일본, 이제는 뒤에서 찌를 차례
 뒷통수 제일 잘 칠것 같은 나라는? 꿍꿍이가 늘 있을 것 같은 나라는? 바로 일본이다. 그 일본이 이제 숨겨왔던 칼을 들고 뒤에서 찌를 준비를 하고 있다.
 동영상에도 나왔듯이 차츰 해외로 이적하는 일본 선수를 보면 이적료를 받고 나간다. 그동안 "공짜"라는 미끼를 해외 클럽들은 냉큼 받아먹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즉, 무료 시험 기간이 끝났다는 뜻이다.
 일본은 이제 해외 클럽들에게 "이제 일본 선수들의 실력을 충분히 알게 해줬으니 이제부터 제대로 대접하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카가와라는 듬직한 카드가 있다. 라이벌 대한민국에는 박지성이라는 엄청난 경력의 선수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 물론 세계 대회에서 팀으로서 자신들의 실력을 어느정도 보여줬지만, 당당히 내세울 선수가 없었다. 과거 나카타도, 아스날에 유니폼 팔러간 이나모토도 미치지 못했다. 혼다가 먼저 해내 줄 것 같았지만, "명문 맨유"의 카가와가 나타났다. 맨유 소속의 카가와를 내세운 일본은 이제는 얼굴 좀 들고 협상해 돈 좀 받을수 있게 됐다.
 여기서 의심스러운 것이 0엔 이적이 정말 의도치 않은 것이었나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오랫동안 생각하고 계획된 게 틀림없다. 국가대표들을 해외로 많이 보내 먼저 인지도를 쌓게 하고, 빅 클럽으로 이적하게 만든 것이다. 이 과정이 이른바 대승적 차원의 해외 공짜 이적이다. 선수의 가치를 올리려는 일본의 작전은 조금씩 맞아들어가고 있다. J리그 클럽이 이익을 얻지 못해도 일본 축구 전체 입장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0+0= ∞) 

 또한, J리그 클럽이 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그들은 이미 다른 방법으로 살 궁리를 하고 있다. 2012년 9월 J리그 소식지를 보면 2011년 J리그 클럽의 전체 수입이 동일본 지진으로 입장료 수익 부문에서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적어진 입장료 수입을 다른 곳에서 매꾸는 등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광고료 수입도 5년간 안정적이다.

 

일본에게 배워야 한다?
 일본에게 이런 건 배워야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실리를 챙기는 행동으로 보인다. 과연 이것이 실리적인 행동일까. 일반적인 방법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을 머리를 숙이면서까지 하는 것이 과연 실리적일까. 오히려 굴육 협상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일본에게 배울만한 걸 굳이 찾자면 뭔가를 이루기 위해 철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뿐이다.
 K리그도 해외 이적에 대해서 동영상의 츠나미 사토시의 말처럼 지도자는 선수에게 클럽이 선수에게 베푸는 것(투자)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과 선수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클럽을 위해 무언가를 남기려는 마음가짐을 인식하고 있어야한다.

 

 일본의 공짜 이적 속에 담긴 의도를 자의적으로 해석했지만 분명 알고 있어야 하는게 있다. 일본은 녹슨 칼이든 예리한 칼이든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 숨기고 있으며, 상대가 헛점을 보이면 어느 순간 본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축구에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