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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떠난 이와 만난 이

차삐라2 2012. 7. 9. 06:05

부산 팬에게 이번 20라운드 인천전은 굉장히 만감이 교차한 경기였다. 한 선수를 슬픔으로 떠나 보내야만 했고, 또한 한 선수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떠나 보내야 하는 이
지난 5일 갑자기 비보가 전해졌다. 부산의 수비수 정민형 선수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은 비단 축구팬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을 슬프게 했다. 그로부터 4일 후, 부산 홈경기가 열렸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경기장을 들어오자 마자 분향소가 설치돼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명복을 빌었다. 경기장 곳곳에 선수를 위한 검은 걸개가 걸렸고, 경기 시작전에는 선수 영상과 함께 묵념도 진행되었다.
인천 서포터즈는 이날 많은 배려를 해줬다. 자신들의 걸개 옆에 선수의 명복을 비는 걸개를 걸었고, 또한 전반전은 응원없이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을 보여줬다.

 

 

새롭게 만난 이
몇주 전부터 부산 구단은 7월8일 그가 온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가 누군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아챘지만, 짐짓 모른척했다. 8일에 온다는 그는 바로 장학영이었다. 시즌 전, 한상운과 트레이드된 장학영은 얼마전까지 군복무를 하다 마치고 부산으로 오게 되었다. K리그 왼쪽 수비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명인 장학영이 온다는 소식은 부산팬들을 설레게했다.그러나, 후반에 교차되어 들어온 장학영을 반갑게 맞이하는 목소리와 응원으로 가득차야할 경기장은 그렇지만은 않았다.

 

이날 어떤 이는 떠나 보낸 선수를 위해 묵묵히 지켜봐야 했고, 어떤 이는 새롭게 시작하는 선수를 위해 목소리를 높혔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경기를 봐야했다. 부산 팬들에게 삶은 그런거다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건방진 날이었고, 그런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