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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축구 얘기 한번 들어볼래요?

차삐라2 2010. 11. 5. 08:47

<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독특하다고 생각되는 부산 엠블럼. >

아직 K-리그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라운드가 남아있고 플레이오프까지 치면 한달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벌써 한시즌을 끝마친 구단이 있습니다. 바로 부산아이파크입니다. 15개 구단으로 치뤄지는 K-리그에서 마지막 휴식팀이 부산이라 며칠 일찍 끝내고 두발 짝 펴고 잘 수 있게되었습니다. 시즌을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경기라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것 같습니다. 수요일에 시즌 마지막 경기가 있었습니다. 홈경기를 보러다니면서 느낀 올해 부산 축구 이야기,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연패로 시작된 시즌과 반전의 시작

 한상운----------정성훈----------박희도

김창수----------김근철----------유호준----------박진섭

홍성요----------김응진----------이정호

                   나만의 베스트11                 전상욱                  감독 : 황선홍
1,2라운드 모두 1점차로 연패하면서 작년처럼 되지않냐는 우려속에 시작했습니다. 시즌전 전문가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제주의 본실력을 첫번째로 맛봤고,전반기 2승1무8패로 하위권에 머물렀던 천적 수원의 2승 재물중 하나가 부산이었습니다. 그런데 3라운드부터 부산이 달라졌습니다. 그 시작은 수비진의 변화였습니다. 기존에 쓰던 4백에서 3백으로 바꾸면서 달라졌습니다. 홍성요-김응진-이정호 3백에 기존 풀백이었던 박진섭-김창수가 미드필더로 올라가면서 수비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여기에 김근철,유호준 선수가 동시에 선발로 기용된게 3라운드 울산전이었습니다. 김근철의 날카로운 패싱력에 유호준의 커버력으로 울산을 시작으로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선두권에 바짝 따라갔습니다. 컵대회에까지 기존 선수들을 기용해 조선두로 예선을 마치면서 월드컵전 리그 전반기까지 선두와 2경기 차로 7위였을 정도였으니 드디어 부산에도 봄이 다시 돌아오는가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3마리 토끼를 뒤쫒던 부산

<전반기에 쌓은 승점 덕분에 순위유지가 가능했다.>

월드컵이 끝나고 컵대회로 다시 시작된 경기, 너무 많이 쉬었나 싶을정도로 침체기로 들어갑니다. 리그 전반기까지 11경기 18점(5승3무3패)을 얻었는데 나머지 17경기에서 15점(3승6무8패)에 그칩니다. 리그6강 진입,작년 준우승의 한을 풀기위한 컵대회,ACL 출전권을 얻는 FA컵대회. 이 3마리 토끼중 컵대회 4강실패,리그 승점쌓기는 실패했지만 FA컵 8강,4강에서 서울과 전남을 홈에서 이기고 결승까지 가 준우승한건 괜찮은 소득이였습니다.리그에서 죽쑤고 있는동안 그나마 순위가 내려가지 않았던건 전반기 승점 덕분이었습니다. 

 

징크스에 울었던 부산
황선홍 감독이 징크스를 꼭 깨고 싶다고 할정도로 부산의 징크스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수도권 팀과의 대결입니다. 결국 그걸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성남에게는 무승부에 만족했고, 서울과는 원정 3무9패로 승리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수원에게는 15경기 연속 무승의 대기록을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대구에 시즌 3연패까지.

 

관중 얘기만 나오면 울상을 짓는 부산

 

 <어떤 각도에서 찍느냐따라 열기가득찬 경기도 썰렁하게 만들 수 있다.>

K-리그 관중얘기만 나오면 대표적으로 사진으로 인용되는 곳이 아시아드 경기장입니다. 올해는 성남,전북,제주가 인용되는 기사를 보기도 했지만 가장 대표적인 곳인 부산을 따로 올 수 없습니다. 이번 시즌 평균관중 4393명,총관중 61509명이 찾아왔습니다. 서울-성남의 한경기에 60747명이 들어온것과 맞먹습니다. 현재 리그 평균관중이 10694명을 감안하면 평균관중 까먹는 소리가 경기있을때마다 들렸습니다.(수정→) 성남이 마지막 경기에 3699명만 더 채우면 부산은 적은 관중수로는 뒤에서 2번째를 차지합니다. 대략 4천명정도의 관중이 매번 오는데 오는 사람만 온다고 봐야 할것입니다. 오면 그래도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터치라인석이 피치 가까이에 있어 선수들 표정까지 자세히 볼 수 있을정도라 선수보는 재미는 분명 있습니다. FA컵 결승전에 31141명이라는 평소와 비교할 수없을 정도로 많은 관중이 찼는데,협회 주관과 결승이라는점,대대적 홍보,야구 시즌 종료가 맞물린 결과였습니다. 내년에 올해보다 더 많은 관중을 볼 수 있을까요?

 

그리운 부산 대우로얄즈 시절

 

<대우글짜만 없으면 멋진 엠블럼인 부산 대우로얄즈/많은 관중을 배경으로한 마니치,뚜레,안정환>

부산 출신이 아니라 그 시절 어땠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 관한 기사들을 보면 얼마나 대단한지 알 것같습니다. 2002년에 부산에 잠깐 있었는데,월드컵 끝나고 구덕에 가보니 월드컵 영향인지 어마어마한 관중이 꽉찼던 기억이 납니다. 월드컵 영웅이었던 안정환이 경기장에 왔었고,송종국,김태영선수를 보면서 모두가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아직도 구덕시절의 부산 대우로얄즈를 꺼내면서 구덕으로 경기장을 옮기라고 합니다.그러면 관중이 지금보다 더 많이 올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건 틀렸습니다.

< 본부석 주위에만 등받이 의자가 있다.구덕 운동장>

컵대회가 있던 6월6일.그때 관중이 2,950명이었습니다. 날씨도 아주 맑았습니다. 그런데 그정도였습니다. 지금 구덕운동장에 가보면 시설이 좋지않습니다. 의자는 등받이 없는게 대부분이고 더럽기까지 합니다. 교통시설은 아시아보다 오히려 덜합니다. 지하철역에서 경기장까지는 거의 같고,주위 주차시설 문제,좁은도로로 인해 불편합니다.

 

스타가 없는(?) 부산

 전국민이 알만한 스타는 오직 황선홍 감독뿐입니다. 이번 월드컵에 나간 선수 하나 없는 부산. 정말 스타가 없을까요.스타는 만들어지는 겁니다. 선수의 실력에 얼마나 언론에 많이 노출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부산에도 스타가 많습니다. 월드컵전까지 예비엔트리로 이승현,박희도가 훈련에 참가했고, 정성훈은 아시아예선 기간동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며,김창수와 박진섭도 있습니다.최근 부산을 이끌고 있던 한상운은 왼발 하나로 K-리그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골키퍼 이범영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되었으니 이정도면 지명도에서는 크게 뒤진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언론이 부산의 관중에만 관심이 있어서그렇지 선수 한명한명이 스타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동갑내기 한상운(리그5골3도움)과 박희도(리그 5골6도움)는 부산을 책임지는 선수이다.>

 

내년은 무엇을 준비해야하나
중간순위에 있는 부산 기록을 보면 36득점 37실점입니다. 현재 실점순위가 7위인것에 비해 득점순위가 11위입니다.(리그 평균득실점은 39점) 득점선수가 10명인데 광주에 이어 적은수로 득점력을 조금만 더키웠다면 지금보다 더 위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좋은 외국인선수 영입도 있어야합니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있던 호물로가 계약만료로 브라질로 돌아가고,펠리피가 영입돼 첫경기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뜻하지않은 개인사정으로 외국인선수없이 시즌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내년 시즌에 주요선수들의 이동이 없을것입니다. 그래서 더 나은 내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있어도 맘대로 안된다는걸 수원을 통해 알수 있었습니다. 결국 조직력만이 살길입니다.

 

부산과 함께 시즌을 마치면서
원정경기는 한번도 가서 보지 못했고,홈경기 역시 몇경기는 보지 못했지만 가서 볼때마다 저는 즐거웠습니다. 축구를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재밌는 저에겐 이기던 지던 다음경기를 기대하며 기다렸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K-리근 재미없는데 왜 보러가냐고 해도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축구를 보는게 제 취미였기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는것 역시 그 연장선입니다.
올해도 부산은 저에게 큰 선물을 주었습니다. 축구라는 그 자체를 말이죠.
오늘도 그날의 부산에 대해 글 쓸 날을 기다립니다.